콘텐츠로 바로가기 대메뉴로 바로가기


자료실

Home > 커뮤니티 > 자료실
게시판 보기
제목 IT 조선 [신혜경의 커피톡 (55)] 커피추출 기술의 역사 1
내용 [신혜경의 커피톡 (55)] 커피추출 기술의 역사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2.08.12 06:00

처음 커피나무를 발견하여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아라비카종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 서남부 산악지역의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에티오피아 커피 원산지를 직접 현지 조사한 교토대학교의 후쿠이 카츠요시 교수에 의하면 ‘칼리’, ‘티코’ 등 그 곳의 부족들에게는 커피를 의미하는 고유어가 따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들은 종자나 잎을 차처럼 우려마시고 과육은 볶아서 먹거나 약으로 먹었으며, 구혼할 때 남성이 여성의 부모님에게 선물로 주기도 하였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그 곳의 부족은 커피를 일상적으로 이용하여 왔던 것이 분명하다.

커피는 서기 575년경 에멘의 메카 지역에서 처음으로 식물로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 커피는 오늘날 음용하는 것과 같이 기호식품으로서의 음료가 아닌 약으로 인정받았다. 커피에 관해 쓰여진 가장 오래된 문헌은 10세기 페르시아의 의학서인 <의학집성>(925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는 식물의 열매나 종자를 끓여서 만드는 ‘분’ 이나 ‘분카’라는 약으로 기술되어 있고, 그로부터 약 100년 후의 의학서 <의학전범 > (1020년) 에도 ‘분큼’ 혹은 ‘분코’라는 예멘산 식물로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서 ‘분’은 아라비아어로 커피콩을 의미하고 있다. 즉, 처음 커피는 마실거리 보다는 주로 약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당시에는 씨앗을 빻아 동물성 지방과 함께 섞어 동그랗게 음식으로 만들어 긴 도보여행이나 전투시 기력회복용으로 먹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우리가 즐기고 있는 커피와는 사뭇 다른 방법으로 애용된 것이다.

커피를 뜨거운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대략 서기 1000년에서 1300년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커피 오타쿠’로 유명한 시가의과대학 교수인 탄베 유키히로 교수는 에티오피아 노예에 의하여 커피에 관한 지식과 이용법이 페르시아에 전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즉, 이미 9~10세기경 에티오피아 남부에 진출해 있던 에티오피아 북부 기독교인과 홍해 연안 이슬람 상인들은 현지인을 잡아 예멘에서 노예로 매매하기도 했다. 한때 예멘에는 아라비아인보다 에티오피아 노예가 더 많아 11~12세기에는 세계 최초 흑인 이슬람 왕조가 정권을 잡았다는 기록도 있을 정도로 예멘에는 커피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에티오피아 서남부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였다. 이들에 의해 커피에 관한 지식과 이용법들이 전해졌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사람이 커피를 처음 음료로 만들어 마시기 시작한 이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본질적으로 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변함이 없다. 즉, 커피생콩을 볶고(roasting) 빻거나 갈아 가루를 만들어(ground) 물에 우려(infuse)내는 것이다. 각 과정 모두가 커피 맛과 향미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커피를 음료로 마시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커피 가루를 단순히 주전자나 용기에 넣어 끓이는 방식으로 추출을 할 수도 있고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여 뜨거운 물을 강한 압력으로 순식간에 투과시켜 커피 원액을 뽑아내기도 한다. 커피 추출기술은 추출기구와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어떤 기구를 이용하여 커피성분을 뽑아낼 것인가에 따라 커피 추출기술은 발전되고 변화되어 왔다. 결국 커피 추출기술의 역사는 커피 추출기구의 역사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은 커피 추출기구와 커피 추출기술이 어떻게 개발되고 발전되어 왔는지를 살펴 보려고 한다.

커피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수피라고 불리는 예멘의 이슬람 신비주의 수행자들에 의해서였다. 이들은 철야를 하며 코란을 낭독하는 수행을 했는데 이때 각성 효과를 위해 커피로 ‘카와’라는 음료를 만들어 마셨다고 한다. 당시 ‘커피 카와’에는 ‘기실’이라는 음료와 ‘분’이라는 두가지 음료가 있었는데, ‘기실’은 건조된 과실의 껍질을 끓여 만드는 것이고 ‘분’은 껍질과 생두를 함께 불에 구워 끓인 음료이다. ‘분’이 오늘날 커피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멘에서 커피가 발명된 15~17세기경에는 분쇄된 분이나 기실을 용기에 넣고 물을 함께 넣어 끓이는 "끓임식" 이 유일한 추출법이었다. 17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터키에서 쩨즈베(이브릭)라고 부르는 전용 커피포트가 고안되었고 이슬람권에서는 이것을 이용하여 여러 잔을 한꺼번에 추출하게 되었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와 단국대 문


화예술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와 석촌동에 ‘신혜경 커피아카데미 ‘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파일
이전,다음보기
이전글 기발한 커피 광고, 이후 세상이 바뀌었다 2
다음글 IT 조선 [신혜경의 커피톡 (55)] 커피추출 기술의 역사 2